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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9월 13일자 칼럼] 가을 속으로

작성자신목교회

  • 등록일 26-10-03
  • 조회2회
  • 이름신목교회

본문

  가을이 조용히 깊어갑니다. 한여름의 소란하였던 마음도 이제는 가을바람 앞에서 잠시 말을 멈춥니다. 들판의 벼 이삭은 고개를 낮추고, 담장 너머 감나무의 푸른 감도 제 안에 붉은 시간을 품고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높아지는 법보다 익어 낮아지는 법을 가르쳐 주시는 듯합니다. 지나온 날들을 돌아보면, 사랑하지 못한 순간과 서둘러 판단했던 말들이 낙엽처럼 마음 한쪽에 쌓여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 떨어지는 잎도 땅을 덮어 다음 봄의 거름이 되게 하시니, 우리의 허물과 눈물 또한 은총의 손길 안에서는 헛되지 않음을 믿습니다!” 오늘도 차창을 바라보며 커피잔을 들고, 제 곁을 지나간 사람들의 이름을 조용히 불러 봅니다. 그들이 평안하기를, 아픈 이들의 밤에 작은 등불 하나 켜지기를 기도합니다.

  가을은 거두는 계절이면서 또한 더 많이 내려놓는 계절입니다. 나뭇가지는 제 몸을 가볍게 하여 겨울맞이를 준비하고, 들꽃은 마지막 향기를 바람에게 건넵니다. 우리도 손에 꼭 쥐고 있던 욕심을 내려놓고, 아직 용서하지 못한 이를 마음에서 놓아드리며, 내일을 염려하느라 잊었던 오늘의 햇살을 감사히 받기를 기도합니다. “우리 안에 아직 덜 익은 열매가 있다면 기다려 주시고, 너무 단단하여 깨지지 않는 마음이 있다면 사랑의 비로 적셔 주소서!” 낙엽 지는 길을 걸으며 깨닫습니다. 사라짐은 끝이 아니라 돌아감이며, 비워짐은 결핍이 아니라 주님께서 새것을 채우실 자리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러므로 이 가을, 조금 느리게 걷고 더 깊이 사랑하며, 하나님께서 지으신 아름다운 세상 속으로 감사히 들어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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